수시 2-1·2-2 복수지원 허용

[입학담당자에게 듣는 2009 대입] ③고려대학교 서태열 입학처장
정시 50%는 수능 우선선발

 
고려대는 2009 입시에서 수시 대 정시 모집인원 비율이 53.5대46.5로 수시에서 절반 이상을 선발한다. 그만큼 전형을 다양화해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겠다는 뜻이다.

수시에서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신설하고, 정시에서 자연계 논술을 폐지했다. 교육기회균등, 농어촌 학생 등 일부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특징이다. 정시에서 1800명 내외를 선발하며 이 가운데 절반은 수능 100%로 우선선발한다. 동점자 선발은 수능영역에서 외국어, 수리, 언어, 탐구 영역 순으로 뽑는다.

고려대 서태열 입학처장(48·지리교육과 교수·사진)은 "수시 2학기를 2-1과 2-2로 나눠 복수지원을 허용하고 단계별 전형을 확대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"며 "앞으로 학생부우수자전형을 늘리는 등 입시가 공교육정상화에 기여하도록 할 것"이라고 밝혔다.
 

■ 학생부우수자전형 신설

고려대는 수시 2-1의 학생부우수자전형에서 350명을 선발한다. 전형 명칭 그대로 학교생활기록부가 우수한 학생을 뽑는다. 학생부는 교과영역 90%와 비교과영역 10%로 평가한다. 교과영역은 석차등급 등을 활용하며, 비교과영역은 수상경력, 특별활동, 출결사항, 봉사활동 및 자기평가서를 평가한다. 특히 학생부우수자전형은 표준점수를 통한 점수차 보정없이 학생부 석차등급을 그대로 적용한다. 다만 올 2월 이후 졸업자에게만 적용되며 전문계고 졸업자나 검정고시 출신자는 제외된다. 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돼 수능 4개 영역에서 평균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.

서 처장은 "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 내신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대학에 와서도 좋은 성과를 거둔다"며 "향후 학생부우수자전형 모집을 500명까지 늘릴 계획"이라고 말했다.

■ 논술은 독해력과 표현력 평가

정시 인문계는 수능 50%, 학생부 40%, 논술 10%로 선발한다. 논술 출제형태는 기존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. 그러나 영어제시문이나 수리 문제풀이식의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.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10%이지만 논술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.

서 처장은 "문제풀이는 잘 하지만 기본적인 읽고, 쓰고, 듣고, 말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어 논술고사를 치른다"며 "주어진 문장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,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를 따질 것"이라고 밝혔다.

특히 "독해력, 즉 이해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평소 신문을 통해 시사상식을 쌓고 독서를 많이 하는 것 외엔 왕도가 없다"며 "단순히 작문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닌 만큼 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"고 덧붙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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■ 의과대학 심층면접 실시

고려대는 정시에서 자연계 논술을 실시하지 않지만, 의과대학은 심층면접을 실시한다. 의대는 수능 50%, 학생부 40%, 면접 10%로 선발한다. 심층면접은 어떤 논제에 대한 풀이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. 1~2개의 논제에 대해 미리 정리하는 필기과정이 있을 수 있지만 별도로 점수로 환산하지 않을 방침이다.

서 처장은 "최상급 학생들이 몰리는 의대 시험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심층면접을 실시한다"며 "본고사 형태의 지필고사는 실시하지 않는다"고 밝혔다.

■ 입학사정관제 도입

교육기회균등 전형과 농어촌학생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. 고려대는 단순히 서류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학교나 집 등 학생이 처해있는 교육적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. 서 처장은 "단순한 서류평가로는 알 수 없는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이 큰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"고 했다. 서 처장은 "입학사정관들이 직접 현장을 돌며 서류에 부풀린 부분은 없는지, 빠진 부분은 없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할 계획"이라고 말했다.

 
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/ 조선일보<2008.4.24.>